데모노포비아는 아주 오래된 료나(여주인공을 섹슈얼+잔인하게 혹사시키는 성인 인디 장르) 게임으로써, 해당 장르의 퍼스트 무버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되돌아보면 그냥 존나 똥겜이지만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점에서 존경하고 있다. 필자는 게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게임에 대한 레벨 디자인을 공부하던 도중 이 게임의 레벨 구성이 생각 이상으로 섬세하게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게임 스타트를 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센터를 보게 되고, 1시 방향의 얼굴을 보게 된다. 게임은 1시 방향의 얼굴이 당췌 왜 있는건지 어디에 쓰이는건지 모르나 게임을 진행하며 몇대 쳐맞다 보면 저게 왜 있는지 알게된다. 설명없이도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게임의 공간은 전부 막혀있다. 문제 제시다. 유일하게 눈에 띄는 것은 바닥 구멍에 노란 단색으로 되있는 무엇인가뿐이다. 단서가 없는 플레이어는 이것을 건들기 위해 여러 조작을 한다. 여러 조작을 하던 도중 조작에 성공한 플레이어는 스위치를 건들게 되고 방 문을 열게 된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앉아서 조사한다'를 의식적으로, '노란색의 무엇인가는 진행과 관련된 무엇인가다'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암시받는다.




플레이어는 방을 나오자마자 첫 적과 만나게 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기같이 생긴 까마귄데, 상기 사진을 통해 '적'임을 분명하게 인식된 플레이어는 '하늘을 날아다닌다' '난 앉을 수 있다'를 통해 자연스럽게 피하는 것을 체현한다. (땅 바닥에 묻은 피를 통해 별로 좋은 꼴이 나지 못한다는 것은 구태여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몬스터를 피해 센터의 문을 들어가려는 플레이어는 잠겨있어서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어지는 문제 제시다.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좌측으로 진행한다. 





방을 들어간 플레이어는 불길함을 암시하는 빨간 단색의 눈 모양이 플레이어의 머리쯤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어서 하단 땅에 노란색 아이템을 발견한다. 자연스러운 시선처리다. 플레이어는 아까 배웠던 앉기를 다시 구사하여 한번에 성공하거나 아무 위기 의식 없이 갔다가 사망한다. 죽음에 대해서는 당연히 납득하며 (자신이 이 게임의 룰을 따르지 않았음을 이해한다.) 이후엔 반드시 성공하게 된다. 성공한 플레이어는 이후 돌아와서 잠긴 문을 염으로써 이 게임의 방식 - 튜토리얼에 대해 숙지한다.





정적인 배치에서 플레이어 외에 동적인 움직임을 하는 오브젝트는 그것이 어디에 있던 간에 시선을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방에 도착하여 방금 방의 까마귀 몬스터와 비슷한 디자인의 붉은 무엇인가를 본 플레이어는 '당연히 몹이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추가로 배치된 땅바닥에 있는 붉은 피는 플레이어의 이런 생각을 보증하고있다. 전방에서 기어오는 몹을 발견한 플레이어는 맞닥뜨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센터의 문으로 들어간다.




땅 바닥에 무엇인가를 발견하던, 발견하지 못하던 플레이어는 저것이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따라서 일단 전방의 아이템(같은 무언가)를 조사하기 위해 전진한다. 플레이어는 그렇게 사망한다. 이로써 플레이어에게는 두가지의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1.방금 방에서 좌측으로 가 다른 것을 탐험할지.

2.이 문제를 해결할지



1번을 선택한 플레이어는 막혀있는 문을 통해 새로운 문제 제시를 받게 된다. 이는 아까 녹색 방에서 센터의 문을 무시하고 지나쳐도 마찬가지다. 플레이어는 결국 제작자의 의도된 안내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2번을 진행하게 된 플레이어는 약간의 시행착오 끝에 '달리면 된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템을 획득하고 다음 잠긴 문을 염으로써 플레이어는 심화 과정을 마치게 된다. 이로써 이 게임의 중요한 점들인 '앉기, 달리기, 조사, 키 아이템의 사용, 몬스터 상단 하단 회피'를 모두 숙지하게 됐다. 감히 완벽한 튜토리얼 과정이라 생각한다.


튜토리얼이 끝난 플레이어는 해당 스테이지의 보상이자, 챌린지 과정으로써 보스 스테이지를 받는다. 클리어한 플레이어는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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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r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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