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입니다. 다들 살아계실지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번 게임은 스팀으로 두번쨰로 낸 플랫포머 게임으로써, 14년전 낸 게임 '베스트 가이 2'의 리메이크작입니다. 리메이크일지, 리테이크일지...? 아무튼, 원작을 최대한 반영하며 부족한 부분을(서사, 레벨 디자인, 설정) 등을 최대한 보완하는데 힘썼던 것 같습니다. 마스터피스한 물건은 아닐지어도 그럭저럭 괜찮은 게임의 형태를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원작보단 분명히 좋을 것입니다. 저는 기분 좋게 끝냈습니다.
보이드 메모리 시절엔 유저 편의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인디(=아마추어) 특유의 단점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게임의 경우는 그런 것들을 최대한 보완했습니다. 덕분에 굉장히 많고 힘든 일들을 했는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매우 우울했던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걸렸습니다만, 밥먹고 똥싸고 제작만 했습니다. 물론 평소에도 그렇습니다만(ㅋㅋㅋ) 이번 게임의 경우는 이전 실패의 PTSD로 개빡세게 했습니다. 만들면서 '죽고 싶다','어 이러다 죽겠는데'는 생각이 드는 게임은 이번 경우가 처음입니다(별로 동정을 사려 한 말은 아닙니다.). 또한 어려운 게임을 못하는 분들을 위한 이지 모드도 도입하였으니, 부디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격도 이 고생한거에 비하면 매우 싸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아 이거 재밌네ㅋㅋ' 싶은 부분은 꽤 많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할까요... 이 게임의 상징적인 부분... 아무래도 리메이크를 논하는 과거작을 리메이크하면서 그 리메이크한 작에서 과거작들과 리메이크를 논한다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내외적으로요. 특히 베스트 가이 4의 레벨 8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 외에는 쉬움 모드를 도입하며, 어려움 모드가 자연스럽게 생겨버렸는데요, 여기서부턴 깊은 생각 안하고 그냥 어렵게 해서 테스터 분들을 고문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옛날 저는 테스터들을 고문하는걸 즐겼거든요. 이때만큼은 정말로 옛 노스탤지어가 정말 강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아련하네요... 물론 어려움 모드를 제가 셀프 테스트하는 과정도 있으므로 저도 나름 힘들었지만, 괴롭힐 생각을 하니 즐거웠습니다
이 게임을 완성하는데엔 역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필수요소로 참여해주시는 동전맨님, 루빤님이 메인 보스 그래픽과 캐릭터 아트로 참여해주셨고 추가로 우리 누렝님이 직장일이 빡센 와중에 절 도와주셨습니다. 참 좋은 친구입니다. 앤틀러님도 음악으로써 다시 도와주셨는데요, 와중에 서양의 팬분이신 nifara님과 Kabulent, yumiyacchi님들이 엄청나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정말 감사하고,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앤틀러님의 음악과 서양 팬 분들의 음악과 효과음, 그리고 제가 선별한 프리 음악들이 합쳐져 꽤 많은 음악들이 쓰였습니다. ahs님도 프로그래밍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제가 겜스 2에 적응하는데 도와주셨고 엔진의 이런 저런 시스템 및 이스캡의 패턴 두개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없으셨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테스터분들의 도움도 무척 소중했습니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명언이 있듯, 초창기는 매우 끔찍한 게임이었습니다만 테스터 분들이 몸소 플레이해가며 갈렸고 저는 그런 행동들을 봐가며 보정 보완했습니다. 이 시점에서의 제작자는 일종에 의사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환자가 '머리가 아파요'라는 말을 한다면 머리를 고치는게 아닌 왜 머리가 아프게 되었는가를 분석하여 해당 원인을 고쳐나간다는 그런 느낌... 제 생각엔 그래픽이나 음악이나 테스터분들이나 한 분야라도 도와주는 분들이 안계셨다면 저는 이런 게임을 못만들었을 것입니다.
이번에도 번역은 갤럭틱에서 맡아주셨습니다. 명절날 친척집 들르는 느낌인데 언제나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참 좋네요. 이번 게임의 경우는 회화가 조금 많아졌는데,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자원을 투입하는데는 조금 실패한 느낌이 있어 여러분들이 잘 봐주실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마 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는 후에 추가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우...힘들었거든요.
만들고 싶은 게임은 아직도 정말 많은데, 이 글 보시는 여러분도 저도 앞으로도 쭉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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