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후기 2

내꺼/뻘글 2025. 5. 11. 05:27

 

 

게임을 제작하기에 있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돈 벌 생각으로 이 장르 / 이 방식의 제작을 하는건 많은 무리가 있을거라 예측되었습니다만, 그래도 그냥 했습니다 뭐. 15주년 메모리얼 게임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 많은 생각이 났던 게임입니다. 이번 게임의 제작 방향성은 장르를 바꾼다던가 새로운 뭔가를 넣으려는게 아닌 '기존에 내가 하려고 했던 걸 마저 하자'는 느낌으로 제작하였습니다. BG2의 스토리와 설정은 이미 완성되어있었던 것이고 이를 아끼던 분들이 분명 계셨기에 그 추억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게임에서는 이런 방향성들을 지켜가며 보강하는 형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리메이크인지 리테이크인지 애매했다...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이하 스포와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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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 게임을 정말로 원작 그대로 재현하면 상당히 남루해지기에 좀 더 보여주고 기존 메세지를 더 살리기 위해 세명의 캐릭터와 중간 보스들 여럿이 추가 되었습니다. 셋은 각각 상징하는 바가 있고, 중간 보스들은 제 과거작들의 오마쥬 혹은 타 게임의 패러디입니다. 이를 생각해보시면 재미있을 구석이 있을 것입니다. 가장 유감인 것은 '스탯을 너무 많은 줘버렸어'라는 명대사를 그대로 넣지 못한 것이겠네요. (그리고 카운터펠트의 이름에 구스탑이 빠졌습니다. 진짜 중요합니다! 이건 제가 아니에요!) 참고로 캐릭터들 scg들은 lub2an님이, 다양한 중간보스들의 그림은 동전맨님이 담당하셨습니다.

 

스테이지는 - 이스캡 딜로우의 스테이지가 추가되었습니다. IWBTBG2 당시에 힘들다고 안만들고 그냥 넘어가서 항상 신경쓰였던 부분입니다. 또한 기존 원작의 레벨 구성을 최대한 재현하거나(첫 시작이나, 막보 입장전 구성이 그것입니다.) '세계의 기억'이라는 보너스/챌린지 던전으로 뺐습니다. 기시감이 느껴진다면 그것이 맞을 것입니다. 

 

비주얼(월드 디자인)은 - 제가 이 게임 프로젝트에서 제일 행복해했던 파트입니다. 저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고 나름 어렵지 않기에 유일무이하게 즐겁게 임했었습니다. 한정된 에셋으로 각 상징하는 바를 연계하면서 좁으면서도 다양한 색채를 넣으려 애썼습니다. 이를테면 죽고 싶지 않아하는 발디스의 경우는 저물어가는 석양과 불타고 사그라드는 방으로 묘사했습니다(이 묘사 방식은 데우스 익시드를 생각하시면 익숙하실겁니다.). 도시는 색 없는 무미건조한 세계의 느낌을 주려하였고, 은신처 초반,하늘 앞과 이스캡, 가이의 메인 컬러는 파란색입니다. 카운터펠트를 상징하는 색이 빨간색인걸 생각하면 딱 좋죠?

 

레벨 디자인은 - 제 플랫폼, 레벨 디자인이 주는 감각이 얼마나 별로인지에 대해서는 14년간 꾸준히 들어와서 분명히 인지하고 있기에 ㅋㅋㅋ 최대한 열심히 해봤습니다. 힘들어했던 이유에 속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번에 난이도가 3개로 늘어나면서 각각 난이도 맞는 적절한 경험을 줘야했기에 일이 3배로 늘어난 것도 컸네요. 제 생각엔 이러고도 별로라 느껴지는 분들이 많다면 그건 '내가 닿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하고 이 장르는 그냥 접을까 싶습니다(요약 : '이래도 별로면 이런 겜 안만듬'). 그래도 와중에 프로그래머로 도와주셨던 ahs님이 집라인을 추가해주셔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바리에이션도 늘고 경험도 늘고 좀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보스들은 -

 

우리 '탄탈로스'는 원작에도 나왔던 존재입니다. 그렇죠? 초기 확정은 떠다니는 눈 3개와 교전하고 2페이즈에서 현재 파트가 나오는 방식이었습니다만 작업이 계속되며 '1보스는 짠돌이같아서도 안되고 어려워서도 안되고 압도적인 이미지와 약한 모습을 가져야한다'는 생각에 결국 현재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피곤한 작업이었네요.

 

발디스의 경우는 정말 괴로웠습니다. 도무지 컨셉을 이해 할 수 없는 희한한 패턴들을 사용했고 설정들도 너무 많이 겹쳤으며, 2보스였습니다. 이는 많은 제약을 의미합니다. 1탄보단 어려우나 그렇다고 어려워서도 안됨이라는 애매한 제약, 플랫폼 기믹, 불사 집착, 마법사, 생체 실험등 잡다한 여러 설정을 최대한 살려야했습니다. 그리하여 또 많이 만들고 또 많이 컷해야했습니다. 효과적으로 살렸는진 잘 모르겠다만 최선을 다했고 연출만큼은 잘 살린 것 같습니다.  

 

라크리스는 나쁘지않았습니다. 2와 3을 믹스한 느낌으로 표현했고, 좀 더 힘에 대한 것을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배경에서는 왕관 모양의 바위 기둥들과 그것을 잘라내는 클라이막스 연출로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잘리는 바위기둥의 먼지 연출과 3페에 죽을때 나는 연출은 ahs님이 하셨습니다.

 

로트는 원작 그대로 - IWBTBG2와 iji의 원본을 그대로 구현하던 도중 '이걸 그대로 표현한다고 해서 내 원작에 대한 사랑이 제대로 표현되는걸까?' 하는 생각에 많은 것들을 갈아치웠습니다. 이 부분은 내 게임을 패러디 한 다른 게임들에 영향이 있었습니다. 패러디 된 내 게임을 보며 똥겜이라 말하는걸 보곤 그대로 표현하는 패러디 방식에 의문점이 좀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원작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었기에 멋지게 만들려고 해보았습니다. 이 방식이 효과적일진 모르겠네요. 한편으론 뜬금없이 갤러그 패턴과 유어위너가 나오는데, 이는 스토리에 연계하시면 됩니다. 로트의 그림은 동전맨이 그려주셨어요.

 

이스캡은 - 멋지죠? 마법사입니다. 이 세계관에서 법사라는 족속들은 화면 뒤집는 공격을 좋아합니다. 배경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그의 마지막 각오입니다. 이스캡의 연출에는 ahs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패턴중 두개도 그 분의 작품입니다.

 

카운터펠트는 - 원작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장발 버전과 배경은 누렝님이 그려주셨습니다. 참 잘나온 것 같습니다.


음악은 - 멋지죠? 저같은 경우는 음악 하나와 게임에 사용된 효과음 반 이상을 제작했습니다. 그러니 관심병이라는 생각은 ㄴㄴㄴ

 

기타 - 원래 1~4월중 출시하려고했는데 늦춰지고 늦춰져서 5월에 개 어거지로 냈습니다만... 역시 5월에 게임을 내면 안될거같습니다. 그 전에 내는게 좋을거같아요. 5월은 잔인한 달...

 

 

 

 

참고로 창천님은 예전 라크리스 모션등을 찍어주셨었는데 이를 사용하였으며, 현 마지막 보스의 이미지의 원안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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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r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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