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작은 글을 읽지 않는다.


알파 시절엔 다크 소울 시리즈같은 메세지 기능이 있었습니다. 튜토리얼 역시 이런 메세지 기능으로 구현했었습니다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의 시선은 모니터의 중앙이기에, 하단부에 있는 눈에 띄지 않는 글을 읽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튜토리얼 글이나 아이템의 설명등을 읽지 않은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낮았고, 타인에게 물어보거나 접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튜토리얼은 이 게임의 중대한 전투 시스템이 써있었고 저는 유저들을 반드시 숙지시켜야했습니다. 문자, 스토리를 읽지않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로 인해 플레이에 피해가 가선 안됐기 떄문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조금 고심해서 해결책을 냈는데 바로 메세지 기능을 통짜로 삭제시킨것과 세부 튜토리얼을 따로 구현한 것이죠. 메세지 기능은 다크소울 짭이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은 기능이었기에 아쉬웠으나 오히려 잘한것 같습니다. 튜토리얼 룸은 원래 한칸짜리였던 방을 공사해 더 넓히고, 대문짝만한 글씨로 "'  '키로 움직이시오."등을 표시하여 유저들을 주목시켜 해결했습니다. 그림이 이해에 더 쉬웠을테지만 글이 더 싸게 먹히니까요.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헤매는 유저 역시 많았습니다. 이 게임엔 지도 시스템이 없었고, 제가 알지 못하는 그것을 구현하려면 시간이 매우 걸릴 것 같은 일이었기에 이후 해당 액트 (그람, 왕자, 뱀)을 죽일 때마다 'ㅁㅁ로 가시오'하는 텍스트를 띄워 유저에게 '지시문'을 보여줬습니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스토리 이해를 못한 유저를 위한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글은 가성비 좋게 유저를 주목시킵니다.




2. 보스와 지역


대부분의 보스는 2~4회의 리메이크를 겪어 다시 만들어진 케이스에 속합니다. 추앙받는 대수의 경우 원래 1 스테이지의 보스였습니다. 그러나 첫 스테이지부터 지나치게 거대한 보스가 나오는 것보단 주인공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이는 보스를 내보내 '이렇게 싸우는 것이다'라는 것을 느끼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것이 '영체 흐레스벨그'입니다. 플레이어와 비슷하지만 멋있게 생겼고, 약하고 단순한 공격을 해 이기기 쉬운 적이지요. 이후 대수는 저 멀리로 날아가 성의 아래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도 두세번은 새롭게 만들어졌다가 현재의 '탄막을 쏘고 촉수를 소환하는' 컨셉으로 정해졌습니다. 정말 이 컨셉 생각하는데 머리가 얼마나 아팠는지 ... 거대한 적을 디자인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그리는데 막대한 인력이 소모되기에, 최소한의 그림을 사용해서 최대한 뽑아먹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아예 퇴출된 지역도 있었는데, 채굴장의 하단에서 한참 떨어지면서 내려가다 오염된 물을 피해 위로 올라가는 기믹의 지역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통쨰로 삭제되었지요. 시계탑 역시 우여곡절이 많은데 처음엔 메탈슬러그의 엘리베이터같은.. 거대한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떨어지는 거미들과 싸우는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재미가 없어보였고 심심함이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거미같은 다족류를 그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고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알파 버전엔 아예 이 지역을 폐쇄하고 새롭게 디자인했는데 이것이 현재의 시계탑 지역입니다. 또한 이 지역의 보스는 시계탑의 기사라는 이름을 가진 약간 차가운 계곡의 볼드같은 느낌의 보스였습니다만 같은거라곤 앞의 4글자뿐인데도 테스트 영상의 댓글에서 노잼 마리아 드립 투성이었습니다. 단지 글자만으로도 누군가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투영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이기에 퇴출시켰습니다. 이후 시계탑의 기사씨는 여러 지역을 옮겨다니며 이런 저런 실험을 하며 3~4번 리메이크되다 왕국의 중간 보스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시계탑의 기사가 퇴출된 또 다른 이유는 인간형 보스입니다. 저는 인간형 보스 전문인지라 보스들 대부분이 인간형입니다. 같은 인간형만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조상 유저가 마주하는 보스들은 최대한 그 컨셉이 겹치지 않거나 띄엄띄엄 넘어가서 나오도록 노력해서 디자인했습니다. '플레이어와 비슷함', '다수 대 소수', '벌레 인간','대검을 쓰는 거인', '거대한 늑대','아름다운 나무','그림자 왕자'...등등. 여하튼 이 시계탑 지역의 보스는 그래픽 담당이 힘들게 그려 아주 훌륭하게 거미 인간의 컨셉의 보스로 완성되었습니다. 정말 난감했던 것은 모션이 휘두르기뿐.... 아까도 말했듯 큰 그림은 큰 인력을 소모합니다. 최소한의 모션으로 거미 보스를 멋지게 만들어내야했기에 정말 힘들게 만들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항상 3:1, 다수와의 대결을 동경했던지라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했습니다. 3인의 사제 역시 시작하자마자 3:1로 두들겨 패는 컨셉이었지만 아무리 해봐도 작은 화면에 지저분하지않게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이 보스는 '1:1 이후 2:1'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분들이 어려워하는데 이것은 제 미흡한 레벨 디자인 문제입니다.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구단체에서 한번 더 시도했지만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역시 3:1 기믹은 힘든거같습니다.


3 챕터 최종 보스인 왕자는 원래 2:1 기믹의 보스였습니다. 검사로써 싸우다 2페이즈가 되면 거대한 방패 기사를 소환하는 식의 컨셉이었지만 재미가 없어서 취소시켰습니다. 거대한 방패 기사를 그릴 인력도 대단히 아까웠구요. 이후 리테이크된 왕자는 암흑 마술사 컨셉으로 2페이즈부턴 거대한 검은손이 나와 공격한다는 기믹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작 당시 제 디자인 미흡으로 2페이즈 왕자는 그렇게 만족스럽게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거대한 암흑손 컨셉은 폐기되고 현재의 암술사 컨셉으로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알파 버전의 최종 보스인 그람마르티스는 지금 생각해보면 꽤 웃기는 썰인데, 이 보스가 대부분의 공격 패턴을 사용해서 '이렇게 나오면 이 녀석 이후 후반 적들은 어떻게 만들려고 이렇게 만들었느냐'하는 말들이 많아 결국 그가 가진 대부분의 기술들은 다른 보스들에게 이관되거나 삭제된 케이스입니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지금도 그는 강하거든요.




3.선형적인 게임 방식



보이드 메모리는 폐허의 단체를 기점으로 나뉘어지는 3갈래 방향길중 하나를 끝까지 돌고 돌아와서 다른 길을 가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튜토리얼 -> 단체까지 가서, 단체에서 상하좌우로 길을 나뉘게 하고 그 끝에 사천왕이 있는 형식을 취하려했지만 2D의 한계와 인력의 압박이 너무 심하게 와 위로 가는 길목은 아예 취소되어 이름없는 탐색자전은 지역전이 아예 사라져버렸습니다. 채굴장 파트 역시 '아래'의 기믹에 맞게 내려가는 스테이지로 했지만 재미가 없다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취소되었고 결국 현재의 맵 형태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4.지역의 원칙


제작 당시 지역마다 '새로운 적' '바리에이션이 다양한 적'을 생각해두며 작업을 했었습니다. 단검든 해골 활든 해골 곡도든 해골 거대 해골등이 그 케이스입니다. 다만 좀비라던가 다른 적들 역시 이와 비슷하게 하고 싶었지만 역시 여건상 통째로 취소된 경우가 많네요. 조금 아쉽습니다. 제 기억에 아마 제일 많이 우려먹은게 망자가 아닐까 싶네요. 



다양한 적들도 많이 넣어보고 싶었지만 그래픽적 작업량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라 더 줄이고 줄여야했습니다. ㅜㅜ 정말 아쉽게 되었습니다. 


아쉬웠던 지역을 꼽자면 사라스의 다리인데 미관상 좋게는 만들어졌지만 '다리'라는 특성에 맞추면서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는게 힘들었습니다. 좀 더 시간과 여유가 있었다면 무너지는 다리에 서둘러 탈출한다는 그런 컨셉도 좋았을듯 싶습니다. 뭐 용기사는 좋았지만요.




5.최적화와 언어


이건 제가 워낙에 코딩 실력이 구리다보니 일어난 개적화 문제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언어의 경우 한글을 지원하지 않았는데, 한국어를 지원하려면 심의비로 수십만원을 내야하고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었거든요.




6.레벨


원래 이 게임은 레벨이 없는 순수한 피지컬 게임이었습니다. 제작 초기 테스트를 돌리는데 사람들이 몹을 잡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몹을 잡을 당위성이 없었던 것이죠. 보상이 필요했습니다. 이리하여 만들어진 것이 레벨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레벨 시스템은 점점 더 깊숙히 박혀 최대 체력, 공격력, 방어력, 기력...대부분의 스탯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추가됨에 따라 전적으로 모든 것을 피지컬과 플레이어의 머리로만 의지하던 온리 컨트롤에서 레벨이 주는 보너스로 어느정도 난이도가 낮아졌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몹을 잡을 이유가 생긴 것에서 좀 더 세부적으로 더 많은 성공 기회가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것이지요. 다만 이 시스템에서 아쉬운 것은 좀 더 세부적으로 구현하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포인트를 모아, 특정 스탯에 몰빵해서 육성하는...그런게 있었다면 여러분이 더 재미있게 즐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크소울 짭이라 욕은 먹겠지만요


















쓸거 생각날떄마다 채워보겠습니다.




























'내꺼 >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캣 인 더 박스 제작 후기  (5) 2020.05.25
캣 인 더 박스 후원 감사글  (5) 2020.04.19
보이드 메모리 제작 후기  (11) 2017.10.31
저스티스 가이 후기  (8) 2016.04.19
베스트가이 4 제작 후기  (15) 2015.08.26
Posted by Marhite
,